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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해외현장교육] 체험학습 소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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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경은
  • 날짜2017-01-21 22:12:22
  • 조회수507
베이징 체험학습 소감문

중어중문학과 16학번 정경은

아직 1학년이지만 4개 연합전공 중 동아시아비교인문학에 진입을 희망하고 있어서, 진입확약서를 쓰고 체험학습에 함께하게 되었다. 중국에 가는 것은 두 번째였고 베이징은 처음이었다. 처음 중국을 방문한 것은 2013년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다 같이 수학여행을 갔을 때였고, 그때에는 배를 타고 청도로 들어가 태산과 곡부지역을 여행하였다. 이번에 중국으로 체험학습을 가는 것은 나에게 특별히 의미가 있었는데, 3년 전쯤 처음 중국을 가게 된 것은, 물론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내가 중어중문학과로 진학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되었고 또 처음으로 수도인 베이징을 가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연말을 외국에서, 그것도 대학교 교수님들과 선배들, 동기와 함께 간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많이 즐거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소감문을 쓰는 지금 순간에도 2016년의 마지막 3일이 너무 즐겁고 소중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첫 날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생각보다 공기가 맑은데” 였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꺼내서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우리는 모두 ‘중국의 미세먼지’에 큰 공포심과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오히려 그 정도가 심해서 그랬는지, 기사 사진으로 보던 희뿌연 하늘이 아닌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하늘이 맑고 공기도 쾌적한 편이라고 느꼈던 것이다. 물론 다음 날 이 생각은 금세 바뀌었다.
짐을 찾아 버스에 올라타고 나서 첫 번째로 찾은 곳은 CSA농장이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유기농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이었는데, 농민 농작물 농촌의 가치를 높이고 도농간의 장기적인 상생을 도모함으로써 중국의 농촌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치 실험 모델처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곳이었다. 양수명 농촌발전센터라는 이름의 농장이었고, 원톄쥔 교수님이 젊은 제자들과 함께 구상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하였다. 농장에는 일하시는 분들이 여럿 있었는데, 소개하신 분들만해도 거의 10명 가까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직접 농작물을 연구하고 재배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홍보, 음식조리, 연구 등 각자 자신의 역할을 맡아 실행한다고 하였다. 우리가 온 그날에는 손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일손이 필요하다며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주방을 도와주러 온 것 같았다. 준비된 음식은 간이뷔페처럼 각자의 접시에 덜어먹을 수 있었는데 그 과정이 조금 독특했다. 각자 접시 한 개와 오목한 국그릇 두 개 그리고 수저와 젓가락을 들고 줄을 서서 원하는 음식을 자신의 그릇에 담아와 먹었다.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고 또 인공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은 음식이라고 하였는데, 그래도 중국음식 자체의 특징인 것인지 짠 맛은 강하다고 느꼈다. 음식을 다 먹고 난 뒤에는 각자가 자신의 그릇을 치우는데,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중국음식의 특징상 세제를 사용하여 설거지를 하면 물도 많이 쓰고 토양도 오염될 수 있어 톱밥가루 같은 것으로 기름때를 제거하고 물로 헹구는 방식으로 그릇을 닦는다고 한다. 우리도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설거지를 하였는데, 정말 난생 처음 해보는 것이어서 낯설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또 기발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점심 식사를 끝낸 후에는 농장을 둘러보고 강의를 들으러 갔는데, 겉보기에는 어느 시골마을의 허름한 비닐하우스 정도로 보였지만 막상 내부에 들어가 보니 규모도 생각보다 크고 또 상당히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놀랐다. 농작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종류를 다르게 하여 시기를 번갈아 재배하기도 하고, 노란색 종이를 이용해 벌레를 유인하기도 하며 습도나 온도 등을 태양열을 이용하면서 핸드폰으로도 원격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그냥 막연하게 생각하는 시골의 농사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하면 농작물의 가격이 많이 올라가서 오히려 도농간의 관계가 안 좋아지고 또 한국 입장에서도 물가가 올라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였지만, 이정훈 교수님께서 중국이 농업생산력이 약화되어 다른 나라에서 농작물을 수입해오는 양이 증가하게 되면 그것이 더욱 한국을 비롯한 농작물수입국들에게는 손실일 수 있으며 또한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당장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것은 토양을 악화시켜 도농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해주셨다.
농장을 둘러본 후에는 원톄쥔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었는데, 1학기 때 <백년의 급진> 책을 읽은 적이 있지만 사실 너무 어려워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날 강연에서도 비슷하였는데, 전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는 것인지는 이해되었지만 그 세부적인 내용은 다 이해하기에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교수님들은 이 원톄쥔이라는 학자를 매우 대단한 분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내셨는데, 나도 더 배우고 경험이 쌓이면 이 날의 가치를 이후에 더 잘 느끼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이번 체험학습동안 두 번의 강연을 듣고 또 중국인들과 직접 대화해보면서 가장 주력하였던 것은 중국어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원톄쥔 교수님의 강연을 각자 저마다의 생각을 갖고 들었을 것이지만, 나는 사실 강연의 내용보다는 작은 단어나 표현 하나라도 더 들어보려고 경청하였고, 중국어를 더 잘해서 원어로 이해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느끼며 어학 공부에 대한 다짐을 하였다.
강연을 다 듣고 호텔로 돌아갈 때쯤 해는 다 져서 어두워졌는데, 창밖을 보니 강가에 비친 건물들의 불빛이 무척 예뻤다. 사소한 풍경이었는데, 지금도 그 장면이 계속 떠오를 만큼 기억에 남는다. 저녁으로는 훠궈를 먹으러 갔었는데 중국식 훠궈는 처음이어서 기대가 컸다. 전체적으로 기름지거나 많이 자극적인 편은 아니었고, 원하는 재료를 넣고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먹기 시작할 때, 교수님께서 ‘이번 여행에는 다 같이 먹고 죽자’는 말을 계속 반복하실 정도로 정말 잘 먹었었는데, 이날 저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생각하고 하신 말씀이었나 보다. 호텔에 돌아와서는 심장반 사람들과 같은 조 일본인 오빠와 룸메이트 국문과 언니와 같이 맥주를 마시고 한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며 첫날을 마무리했다.
둘째 날에는 아침 일찍부터 제2 북경외대에 가서 쑨거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북경외대 학생들과 교류를 하였다. 공기는 눈에 띄게 안 좋았지만 나는 이 날이 가장 좋았었다. 쑨거 선생님은 강연을 시작할 때부터 공기가 안 좋아 대신 사과를 한다는 말을 하시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이것이 그저 환경적인 문제가 아니라 도시화, 근대화의 결과적 모습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더불어 동아시아 담론에 대한 당신의 생각도 언급하셨다. 마찬가지로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잘 들어보려고 귀를 기울이면서 들었는데, 전날 들었던 원톄쥔 교수님보다 더 중국어가 잘 들리는 것 같아 그 사실에 기분이 좋기도 하였다. 장소를 이동하여 점심식사를 하면서 북경외대 학생들 2명과 함께 인사를 하였는데, 물론 나의 중국어는 정말 초급 수준이었지만 우리 조에서 그나마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나름 통역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아마 중국어를 할 수 있는 분이 나의 말을 들으셨다면 많이 웃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못하고 틀리면 좀 어때 생각하면서 열심히 무엇이라도 말해보려고 노력하였다. 동갑인 한국어과 친구가 중국어를 잘 한다고 해주어서 기분이 좋기도 하였다. 우리 조는 과제의 주제가 천안문 광장의 상징적 의미에 대한 것이었다. 주변 기념비나 광장에 있는 건축물들도 함께 봐야했어서 우선 천안문으로 갔는데, 지하철을 타고 갔고 중국인 친구들이 같이 가주었다. 설명도 해주고 표를 사고 입장하는 것까지 도와주었는데, 날씨도 많이 춥고 또 특히나 시험기간이라고 해서 정말로 많이 미안하고 고마웠다. 작은 사건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었는데, 천안문 광장에 입장하고 나면 한 방향으로만 갈 수 있어서 갔던 길을 똑같이 거슬러 오지 못하고 광장 전체를 크게 돌아서 나왔어야만 하였다. 들어갈 때에는 몰랐는데, 그 때에 내딛은 발걸음이 우리를 몇 시간동안 추운 곳에서 기다리게 할 줄 그 때에는 전혀 몰랐었다. 올라가서 보기 위해 입장권을 사고 건물 위로 올라갔는데 가방을 갖고 갈 수 없어서 맡기고 가야 했었다. 중요한 물건이 다 들어있는 상태였는데, 우리가 광장을 둘러보고 오는 사이에 4시가 지나서 입구를 통제하고 있었다. 하는 수없이 국기 하강식이 끝날 때까지 거의 1시간이 넘도록 기다려야 하였는데, 해가 지기 시작하자 너무 추웠고, 나는 와이파이 연결이 되지 않았으며 히로오빠의 핸드폰은 자꾸 꺼지기 시작하였다. 우리 5명은 스스로 낯선 중국 땅에서 마주치게 된 이 상황에 어이없어하면서 그냥 웃으면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절대 오늘을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던 말처럼 지금도 그 날이 정말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아마도 천안문 광장은 우리 조원들에게 가방사건으로 기억될 것 같다.
추위와 기다림에 괴로워하면서 식당을 찾아가니 긴장이 풀려서 많이 피곤하였다. 식당이 매우 호화스러웠는데, 내실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겉모습만큼은 정말 사치스럽고 화려하였다. 1층에는 온갖 해산물과 식품이 가득하였고 같은 심장반 친구와 신기해하면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였다. 하루 종일 같이 고생했던 중국인 친구 두 명도 배부르게 잘 먹는 것 같아서 즐거웠고, 또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달이 되길 바랐다. 그 두 친구들도 한국어과 학생이라고 하니, 서로에게 좋은 교류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도 말하였다. 이날 하루 종일 부족한 중국어를 써가면서 말을 했던 경험은 지금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비록 정말 몇 마디 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많이 해보려고 노력하였고 또 혼자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름 아주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역시 어린 학생처럼 뿌듯함이 남아있기도 하다. 우리 조의 요청으로 북경외대 학생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주기로 하였고, 마지막 인사를 하고난 뒤 호텔에 돌아와서는 위챗으로 사진을 주고받으며 마지막으로 잘 자라는 메시지도 전하였다. 한 학생이 한국어로 나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내주어 더 고맙고 신기하기도 하였다.
북경에서의 마지막 날이라고 전날 모였던 것처럼 한 방에서 다 같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한 학번 선배인 정명오빠가 나에게 ‘너처럼 자꾸 틀려도 해보려고 하는 친구들이 결국 잘하게 된다, 너도 그렇게 될 거다’ 라며 응원을 해주어 너무 행복하였고, 고맙다고 계속 말했던 기억이 난다. 일본인 정외과 학생인 히로오빠와 정명오빠가 동아시아 그리고 인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는 것도 무척 유익하였고, 줄곧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에 확신도 자신도 없던 나에게 무언가 방향성을 알려준 것 같아 왠지 모를 든든함을 느꼈다. 잘 먹고 놀았던 여행이었지만, 중국어를 해보고 처음 가보고 먹어보고 또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3일간의 시간 전체가 유익했던 것 같았다.
마지막 날, 오전에는 798 예술구에 가서 구경하였는데, 우리나라 인사동과 비슷한 형식이었지만 느낌은 많이 달랐다. 미학적으로 예쁘고 아름답다는 생각은 사실 많이 하지 못했지만, 버려진 공장을 관광지로 개조하였다는 것이 특징적이었고, 사실 이곳에서는 탕후루를 많이 먹은 게 기억난다.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신기한 조형물이 많아 중국의 특색이 이런 곳에서 드러나는 것인가 생각하였다. 마지막으로 공항에서 위험하게 현수막을 펼치고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두 장 다 잘 나와서 다행이었다. 중국에서 그렇게 현수막이나 홍보 문구를 들고 있을 수 없다는 사실도 그날 처음 알았다. 돌이켜보니 무슨 홍보나 선전물 같은 것을 3일 동안 보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다. 그러한 점에서 중국의 사회주의적인 모습이 남아있음이 느껴졌다. 사실 경제에서의 자유화와 정치에서의 국가통제의 부조화가 어떠한 방식으로 유지되는 것인가 계속 의문을 갖고 있었는데, 체험학습을 다니면서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존심이 강하다거나 무언가 ‘열심히 노동하고 단결한다’ 이러한 점을 첫 날 농장에서 느꼈어서, 그렇기 때문에 이곳 중국은 자신들만의 사회주의가 가능한 것인가 생각하기도 하였다.
대학에서의 첫 1년, 스무 살의 마무리를 북경에서 대학교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척 뜻 깊었고, 특히나 나에게는 많이 소중하고 유익한 경험이었다. 잘 먹고, 놀고, 보고, 배워왔고, 또 여러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또 지원금을 아주 크게 베풀어주신 교수님과 조교님들께 감사하며, 같이 3일의 시간을 즐겁게 보냈던 조원들과 북경외대 친구들에게도 많이 고맙다. 기회가 된다면 비슷한 형식의 체험학습에 한 번 더 참가해보고 싶다.
나중에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을 때 그 공항에서의 기념사진을 보면 또 잠시 떠올리면서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몇 년 전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청도를 갔던 것처럼, 이번 체험학습도 몇 년 후의 나에게 지금은 미처 알지 못하는 계기나 의미가 되어있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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